기타리스트 박창곤
정규4집 앨범 'Escalade'
뮤지션들의 귀감이 될 만한 앨범,
‘Escalade’겸손함과 절제된
연주 속의 빛나는 앨범

국내에서 유독 찾아보기 힘든 앨범 중 하나가 기타 연주앨범일 것이다. 아니, 물론 어딘가에서 꾸준히 연주음악을 하며 앨범을 발매하는 뮤지션들도 있긴 하겠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대중들에게 접해지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1분 미리듣기에서 곡의 전체적인 윤곽과 곡의 분위기를 전달하지 못하면 지금의 스트리밍 시스템에서는 음악이, 그것도 연주 앨범이 큰 인기를 얻기란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2002년 1집 <Jackpot>을 필두로, 2008년 2집 <My Dreams>, 2012년 3집 <Guitar in Love>, 그리고 2020년 <Escalade>까지 이미 자신의 연주앨범으로는 통산 네 번째 앨범이다. 록음악 중에서도 유독 불모지와도 같은 장르인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무려 네 장씩이나 발매한 것은 그만의 음악에 대한 애착과 지치지 않는 열정인 것이다. 음악과, 앨범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기타연주에서 항상 기본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그의 기타연주에 대한 태도 또한 수많은 기타키드들과 후배 뮤지션들에게는 실로 귀감이 될 만한 자세이다.
이번 앨범은 순수 그의 팬과 대중들의 도움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수많은 팬들과 대중들의 지지와 관심을 통해 제작되었기에 이번 앨범은 더욱 더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펀딩에서 그가 밝힌 것처럼, 이번 앨범이 자신에게는 꾸준한 연주와 음악적 성찰을 통해 한걸음 더 도약(Escalade)하는 계기가,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는 작은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앨범 소개
1번트랙 일렉트로니컬한 신디사이저 아르페지오 리프와 16비트의 경쾌한 바운스 리듬으로 시작되는 'Aliens dream'은 비장한 메인 리프와 심플하면서도 명료한 멜로디, 그리고 현란한 기타 솔로 테크닉들을 위시하여 새로운 시작을 향한 도약을 연상케한다.
2번 트랙 'The Led'는 전반적인 곡의 텐션을 이끌어가는 6/4, 4/4 박자의 변박적인 리듬 패턴 위에 정교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된 리프가 인상적으로 강렬한 기타 사운드와 미디엄 템포의 단단한 밴드 사운드로 빈티지한 감성을 느낄 수 있으며, 경쾌한 16비트 라이트 템포의 드럼으로 시작되는 3번 트랙 'City Night'은 심플한 코드 리프 위에 세련되고 밝은 분위기, 깔끔하게 구성된 멜로디와 솔로잉이 돋보인다.
네 번째 곡 'Long way'는, 영원한 기타히어로 개리 무어를 추모하며 헌정하는 곡으로, 슬로우 발라드의 애절함이 녹아있는 멜로디와 감성적인 연주가 인상적이다.
메이저와 마이너 조성을 넘나들며 멜랑콜리하면서도 희망찬 발걸음을 표현한 5번 트랙 'Traveler', 동양적인 감성을 멜로디컬하게 표현한 6번 트랙 'Memories in china'을 통해서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감정선을 가진 작곡과 연주를 들을 수 있다.
7번 트랙 'Super Rocket'은 인상적인 리프와 멜로디, 파워풀한 곡의 전개를 바탕으로, 특히 레가토 주법이 돋보이는 화려한 속주, 깔끔한 테크닉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곡이다.
비발디 4계 중 여름(Summer)를 Rock으로 재편곡한 8번 트랙 'Summer(Vivaldi)'의 초절 기교 연주는 이전 3집에 수록된 'Spring'의 연장선이자 앞으로 나올 5집 앨범을 기대하게끔 하며, 9번 트랙 'Midnight'은 나일론 기타(클래식 기타)와 피아노, 스트링의 앙상블이 돋보이며 서정적이고 깊은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10번 트랙 한국 전통 민요인 아리랑을 박창곤의 색깔로 가다듬어 한국적인 정서와 기타의 환상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강한 여운을 남기며 대장정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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