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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블루스 엄인호

40주년 콘서트 후기

POPINGBOOK 구독자 이인숙님

콘서트 다녀와서. 설레는 그 추억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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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안 신던 뾰족 구두와 화장, 맵시 있는 옷차림.. 설레는 마음 가득안고 남편과 함께 2019.11.23.(토) 오후 5시, 제법 쌀쌀해진 겨울 날씨에 코트 깃을 여미고 홍대 앞 ‘하나투어 V’홀로 향했다.
 

입구에 다다르니 40주년을 축하하는 화환이 제일 먼저 반겨 주었다. 다른 공연장에서와는 달리 음료반입과 사진촬영이 허용되었다. 공짜(?)로 나눠준 마라땅콩과 맥주는 환상의 짝꿍이었다.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며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었다.  물론 맥주는 사비로

  예정된 시간을 조금 넘겨 흰머리가 검은 머리보다 많은 백발의 가수 엄인호가 등장하며 별도의 소개 없이 ‘둥~팅~딩가딩~’ 묵직한 베이스기타 소리와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다. 허스키한 보이스로 대표곡을 노래하는 엄인호와 신촌블루스 팀의 음악에 저절로 눈이 감기며 내 머릿속은 상상의 세계가 펼쳐졌다. 분위기 있는 첫 무대가 끝난 후 신촌블루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故 김현식에 대한 추억담을 들을 수 있었다.  새삼스레 故 김현식은 천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수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을 위로해 주고, 사람들 사이에 살아서 무한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이야 휴대폰으로 음악 감상하는 시절이지만, 세월의 저편 LP판 시절에 한때 김현식을 너무나 좋아하여 레코드판을 턴테이블위에 올려놓고 故 김현식의  곡을 무한반복하며 감상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골목길부터 사랑사랑까지 그 중에 제일 좋아하는 ‘비오는 날의 수채화’...그런데 세월이 언제 이렇게 흘렀는지 나또한 노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 않은가? 참으로 인생무상이다. 이때부터이다. ‘비(雨)’가 좋아진 것은....


2부 공연에서는 통기타하면 떠오르는 신촌블루스의 원년멤버 작곡가 이정선씨가 등장하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핸섬하고 날렵했던 옛 모습은 온데간데없으나 변함없는 기타연주 실력에 반가움이 앞섰다. 중간중각 실력 있는 객원(?) 보컬들의 다양한 음색, 기교로 되살아난 신촌블루스의 음악들은 연이어 색다른 즐거움을 주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그 중에서 압권은 가수 한영애씨의 등장이었다. 한영애씨 또한 신촌블루스의 원년 멤버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폭풍 같은 성량!!! 역시 한영애였다. 관객들은 ‘한영애’를 외치며 앙코르를 원했으나 엄인호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무대가 마무리 되었다.


앙코르 곡으로 엄인호씨가 작곡한 故 김현식의 추모 곡을 끝으로 공연은 마무리 되었다.


 조용필은 데뷔 50주년 공연을 하였으나 신촌블루스는 50주년은 힘들 것 같아 40주년 기념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다는 에필로그를 듣자 관객석 어디선가 “아직 안 늙었다~!”를 외치는 관객에 환하게 웃으며 “45주년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해 주는 가수 엄인호 아니 신촌블루스의 멋짐에 발걸음도 가볍게 귀갓길에 올랐다. (PopingBook 구독자 이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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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인호는 1979년에 이정선, 이광조와 함께 ‘풍선’으로 데뷔하여 1988년 신촌블루스 1집 ‘그대 없는 거리’, ‘아쉬움’, ‘이별의 종착역’, ‘골목길’등 지금까지도 모든 세대에 걸쳐서 사랑받는 많은 곡이 있다. 신촌블루스는 한국의 블루스를 대표하는 밴드로서 오랫동안 자리를 굳게 지켜왔고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이정선, 한영애가 게스트로 출현하였고, 현재 멤버 강성희, 제니스, 김상우가 함께했는데 이들 또한 12년 동안 함께 해왔다. 
이정선의 노련한 기타연주와 한영애의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있는 보컬 ‘루씰’,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를 들으며 원숙한 블루스에 흠뻑 빠졌다. 현재 멤버 세 명 각각의 개성 있는 보이스와 무대 역시 한국 블루스를 잇는데 손색이 없다.
 
‘신촌블루스’라는 이름은 공연 후 인터뷰에서 팀이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시 신촌에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신촌블루스’라 하였는데 아무도 뭐라고 얘기하는 이 없어서 그 이후 팀명이 ‘신촌블루스’가 되었다고 한다.

공연 중간 중간 엄인호는 故 김현식과의 추억을 이야기했는데, 11월 1일이 그의 기일이고 신촌블루스의 40주년 콘서트라 더욱 故김현식이 생각나는 듯 했다.

어느 날 문득 혼자 됐을 때 나는 너를 떠올리고 있었어.
잊힌 기억 더듬어서 지난 시절을 생각해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 나는 너를 이해할 것 같았어
지금쯤 너도 내 생각에 낯선 길을 헤메일거야
그때의 아름다운 사랑얘기는 조금은 잊혀 졌지만
하지만 우리 마음 깊은 곳에는 남아 있네.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 우린 서로 후회할 거야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 그게 사랑인줄 알았어.

신촌블루스, 들을수록 빠져들고 중독된다.
오랜만에 시간이 지나가는 것도 잊은 채 연주를 들으며 감상에 젖는다. 
짙어지는 만추에 딱 맞는 음악이다. 

엄인호, 신촌블루스의 리더로 한국 블루스의 거장으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건강도 유지해서 
신촌블루스 50주년, 60주년도 기대해본다.


취재 네버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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